2026년 여름 유럽축구 이적시장이 막바지로 향하면서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 소식도 계속해서 들려오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은 특히 눈에 띄는 이적이 많았습니다. 단순히 유럽 중소리그로 진출하는 수준을 넘어 스페인, 포르투갈, 벨기에, 독일, 스코틀랜드 등 다양한 무대로 한국 선수들의 활동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강인은 PSG를 떠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하며 다시 스페인 무대로 돌아갔고, 황인범은 페예노르트를 떠나 포르투갈 명문 FC포르투 유니폼을 입었습니다. 이한범은 미트윌란에서 벨기에 명문 클럽 브뤼헤로 이동했고, 김민수는 지로나에서 스코틀랜드의 레인저스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설영우 역시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떠나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우크스부르크에 입단했습니다. 이 밖에도 포항의 이호재는 독일 2부 다름슈타트로 향했고, 전북의 김예건은 츠르베나 즈베즈다로 유럽 무대에 진출했습니다.
젊은 선수들의 임대 이적도 이어졌습니다. 양민혁은 웨스테를로에서 경험을 이어가고 있으며, 윤도영과 이충현은 독일 2부리그 마그데부르크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처럼 이번 여름 한국 선수들의 이적은 단순히 몇 명의 선수가 새로운 팀을 찾은 정도로 볼 수 없습니다. 유럽이라는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경로 자체가 조금씩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여름 가장 눈에 띄는 이적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은 단연 이강인입니다.
이강인은 PSG에서의 세 시즌을 마치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했습니다. 아틀레티코는 이강인과 2031년까지 장기 계약을 체결했고, 등번호 7번까지 부여했습니다. 스페인에서 성장했던 이강인이 다시 라리가로 돌아왔다는 점에서도 상당히 흥미로운 이적입니다.
황인범의 포르투 이적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페예노르트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던 황인범은 이번 여름 포르투갈 챔피언 FC포르투로 이적했습니다. 포르투는 황인범에게 3년 계약과 1년 연장 옵션을 제시했고, 이적료는 450만 유로로 알려졌습니다. 이미 유럽에서 경쟁력을 입증한 황인범이 이제 포르투갈 최고의 명문 중 하나에서 챔피언스리그 무대까지 바라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수비수들의 이동도 눈에 띕니다.
이한범은 미트윌란에서 벨기에 명문 클럽 브뤼헤로 이적했습니다. 미트윌란에서 세 시즌 동안 경험을 쌓은 뒤 벨기에 챔피언이자 챔피언스리그에 참가하는 팀으로 한 단계 더 올라간 셈입니다.
설영우 역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츠르베나 즈베즈다에서 유럽대항전 경험을 쌓은 설영우는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와 2030년까지 계약했습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즈베즈다에서 101경기를 소화하며 8골 16도움을 기록한 만큼, 단순한 유망주 영입이 아니라 경험과 활용도를 모두 기대할 수 있는 선수로 평가받을 만합니다.
김민수의 레인저스 이적도 상당히 주목할 만합니다.
지로나에서 성장한 김민수는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와 4년 계약을 체결했고 1년 연장 옵션도 포함됐습니다. 레인저스 남자 1군에서 뛰는 첫 한국 선수라는 점도 특별합니다.
여기에 이호재의 다름슈타트 이적, 김예건의 츠르베나 즈베즈다 이적까지 더해지면서 한국 선수들의 유럽 진출 루트는 더욱 다양해졌습니다.
그런데 이번 여름 가장 흥미로운 선택은 송민규가 아닐까?
수많은 이적 가운데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롭게 바라볼 만한 사례는 송민규의 포르투갈 나시오날 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송민규는 FC서울을 떠나 포르투갈 프리메이라리가의 CD 나시오날과 2년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포르투갈 1부리그에서 뛰는 것은 송민규에게 첫 유럽 도전입니다.
사실 송민규의 선택은 단순한 ‘이적’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결정에는 상당한 현실적인 희생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송민규는 지난해 전북을 떠나 FC서울에 합류했고, 이번 시즌 서울의 공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습니다. 2026시즌 K리그1에서 25경기에 출전해 5골 4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유럽에서 제안이 왔습니다.
문제는 돈이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송민규가 서울에서 받고 있던 연봉과 비교했을 때 나시오날에서 제시한 조건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습니다. 연봉이 기존보다 절반 이하 수준으로 내려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결국 송민규에게 이번 이적은 더 좋은 조건을 찾아 떠나는 일반적인 이적과는 정반대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송민규는 유럽을 선택했습니다.
프로 선수에게 연봉은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20대 후반으로 향하는 선수라면 앞으로 남은 선수 생활을 생각했을 때 안정적인 계약 조건을 포기하고 새로운 도전을 선택하는 것이 결코 쉬운 결정은 아닙니다.
게다가 유럽이라고 해서 무조건 생활 환경이 더 좋은 것도 아닙니다.
포르투갈에서 받게 되는 연봉과 한국에서의 연봉을 단순히 숫자로 비교하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는 주거비와 물가, 가족과의 거리, 언어와 문화 적응 등 여러 요소가 함께 따라옵니다.
그럼에도 송민규가 유럽을 선택했다는 것은 그만큼 오래전부터 유럽 무대를 꿈꿔왔다는 의미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송민규는 프로 데뷔 이후 유럽 진출에 대한 의지를 꾸준히 보여왔습니다. 지난해 서울과 계약할 당시에도 유럽 구단의 제안이 올 경우 이적할 수 있는 조건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고, 결국 이번에 그 약속이 실제 유럽 진출로 이어졌습니다.
나시오날은 유럽 최고의 빅클럽은 아닙니다. 하지만 포르투갈 1부리그라는 분명한 경쟁 무대가 있고, 이곳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준다면 더 높은 수준의 팀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열려 있습니다.
오히려 지금 송민규에게 중요한 것은 첫 시즌부터 엄청난 이적료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포르투갈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포르투갈에서만 한국 선수 4명
송민규의 이적으로 또 하나 재미있는 장면이 만들어졌습니다.
2026-27시즌 포르투갈 1부리그에는 황인범, 이현주, 박시후 그리고 송민규까지 한국 선수 4명이 뛰게 됐습니다.
황인범은 포르투의 핵심 미드필더로 경쟁하고 있고, 이현주는 아로카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박시후 역시 아로카에 합류하면서 포르투갈 무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송민규까지 합류하면서 포르투갈이 한국 선수들에게 꽤 흥미로운 유럽 진출지가 됐습니다.
이번 여름은 젊은 선수들의 유럽 도전도 계속됐다
이번 이적시장에서 또 하나 긍정적으로 볼 부분은 젊은 선수들의 움직임입니다.
양민혁은 웨스테를로에서 임대 생활을 이어가며 유럽 무대 경험을 쌓고 있고, 윤도영은 브라이턴에서 마그데부르크로 임대되어 독일 무대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윤도영의 마그데부르크 임대는 2027년 여름까지 이어지는 시즌 단위 임대입니다.
이충현 역시 부천FC에서 마그데부르크로 임대됐습니다. 2007년생인 어린 선수에게 독일 2부리그 경험은 앞으로의 성장 과정에서 상당히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선수들이 유럽에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는다면 한국 축구의 다음 세대를 생각했을 때 상당히 긍정적인 흐름이 될 수 있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여름 이적시장
유럽 주요 리그의 이적시장 마감이 임박하면서 마지막까지 한국 선수들의 추가 이동 가능성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황희찬과 권혁규는 새로운 팀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계속해서 거론될 수 있는 선수들입니다. 반면 오현규와 조규성은 현재 소속팀에 남아 새 시즌을 준비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보입니다.
물론 이적시장의 마지막 하루는 언제든 상황이 바뀔 수 있습니다.
선수 본인의 의사뿐 아니라 구단의 협상, 이적료, 연봉, 다른 선수의 영입과 방출 등 수많은 변수가 동시에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유럽 이적시장에서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어쩌면 가장 화려한 팀으로 간 선수의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위해 현실적인 희생까지 감수하고 유럽행을 선택한 한 선수의 도전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