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의 2026시즌은 현재까지 기대와는 다소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시즌 전만 해도 팀 내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들어 출전 기회가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호르헤 마테오가 스타팅으로 나오며, 김하성은 최근 3경기 연속 결장하는 등 팀이 철저하게 현재 컨디션과 경기력을 기준으로 라인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애틀랜타의 기조는 분명하다. 선수의 연봉이나 이름값보다 현재 폼을 우선시한다는 것이다. 이는 과거 사례와도 비교된다. 지난해 마이클 콘포토는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고액 연봉자라는 이유로 다저스에서 상당한 기회를 받았지만, 현재 애틀랜타는 그런 접근을 하지 않고 있다. 누가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느냐가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에 가깝다.
김하성 역시 아직 시즌 초반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하지만, 현재까지의 기록은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52타수 5안타, 타율 .096, OPS .271이라는 수치는 표본이 적다고 하더라도 만족하기 어려운 성적이다. 물론 야구는 긴 시즌을 치르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한 달, 두 달의 부진만으로 선수를 평가할 수는 없다. 그러나 FA를 앞둔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애틀랜타가 김하성을 포기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팀은 5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김하성은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뛰어난 수비력과 장타력을 갖춘 유틸리티 자원이다. 벤치 멤버로서도 충분한 가치가 있기 때문에 이번 시즌 동안은 활용하려는 의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FA 시장이다. 김하성은 사실상 세 번째 FA 도전에 가까운 중요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백업 또는 제한된 역할에 머무르게 된다면 시장 가치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설령 시즌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고 하더라도, 기대했던 수준의 초대형 계약을 얻는 것은 쉽지 않을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 콘포토 역시 FA 대박을 노리는 시즌을 보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418타수 83안타, 타율 .199, OPS .638이라는 커리어 최악 수준의 성적을 기록했고, 결국 2026시즌을 앞두고 컵스와 마이너리그 스플릿 계약을 맺는 상황까지 이어졌다. FA 시장은 냉정하며, 한 시즌의 성적이 선수 가치를 크게 좌우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하성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만약 기대만큼 반등하지 못하고 FA 시장에서도 원하는 평가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된다면, 과감하게 KBO리그 복귀를 선택하는 시나리오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인 선수라면 쉽지 않은 선택이다. 하지만 김하성은 원래부터 새로운 길을 개척해온 선수다.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빅마켓으로 직행한 최초의 한국인 야수였고, 한국인 내야수 최초 골드글러브 수상이라는 역사도 만들었다. 늘 전례가 없던 길을 걸어왔고, 성공으로 증명했다.
야구 역사상 메이저리그에서 뛰다가 KBO리그로 돌아와 활약한 뒤 다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성공한 한국 선수는 아직 없다. 그러나 김하성이라면 충분히 도전해볼 수 있는 유형의 선수라는 평가도 가능하다. 만약 키움으로 복귀해 1년 동안 풀타임으로 뛰면서 타격감을 회복하고 건강한 시즌을 보낸 뒤 다시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도전한다면,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키움에서 1년 동안 안정적으로 40~50억 원 수준의 계약을 받고 출전 기회를 보장받으며 컨디션을 회복한 뒤 다시 미국 시장에 도전하는 것이다. 전례가 없는 길이지만, 김하성은 원래부터 전례가 없는 길을 성공적으로 개척해온 선수다.
물론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따로 있다. 시즌 후반기 반등에 성공해 타율 .250, OPS .700 안팎의 성적을 기록하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원하는 수준의 FA 계약을 따내는 것이다. 팬들 역시 그 결과를 가장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김하성의 선수 경력 자체가 훼손되는 것은 아니다. 이미 메이저리그에서 주전으로 활약했고, 골드글러브를 수상했으며, 한국 야수들의 새로운 기준을 만든 선수다.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하든 김하성은 이미 충분히 뛰어난 선수이며, 팬들은 그의 도전을 계속 응원할 이유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