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포스팅은 쿠팡 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으로, 이에 따른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습니다.

펩, 아르테타, 콘테, 엔리케...

현대 축구는 더 이상 선수들의 개인기에만 의존하지 않습니다. 경기장 위는 거대한 체스판과 같으며, 벤치에 앉은 감독들의 치열한 '두뇌 싸움'이 승패를 가릅니다. 축구 중계를 보며 "저 팀은 도대체 왜 저렇게 움직이지?"라고 궁금해하셨던 분들을 위해, 현재 유럽 축구계를 주름잡는 최상위권 명장들의 핵심 전술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아주 자세히 풀어서 설명해 드립니다.


1.펩 과르디올라 (맨체스터 시티) : '포지션 파괴'와 인버티드 풀백


펩 과르디올라 전술의 핵심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수적 우위(Overload)'입니다. 이를 위해 그가 현대 축구에 정착시킨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바로 '인버티드 풀백(Inverted Fullback)'입니다.

  • 쉽게 풀이 : 과거의 측면 수비수(풀백)는 터치라인을 따라 일직선으로만 오르락내리락했습니다. 하지만 펩의 풀백(예: 존 스톤스, 리코 루이스)은 공격 시 아예 중앙 미드필더 자리로 들어와 버립니다.
  • 왜 그럴까? : 풀백이 중앙으로 오면 중앙 미드필더가 1명 더 늘어납니다. 상대팀 입장에서는 중앙에 사람이 너무 많아지니 수비가 중앙으로 쏠리게 됩니다. 이때 텅 빈 측면에 넓게 서 있는 윙어(도쿠, 그릴리쉬 등)에게 공을 찔러주어 완벽한 1대1 찬스를 만들어내는 '아이솔레이션(고립)' 전술이 완성됩니다.

2.미켈 아르테타 (아스날) : 완벽한 '통제'와 숨 막히는 질식 압박

펩의 제자였던 아르테타는 스승의 전술을 아스날에 맞게 개조했습니다. 맨시티가 공간을 지배한다면, 아스날은 '경기장의 모든 상황을 통제'하려 합니다.

  • 쉽게 풀이 : 아스날의 전술은 공을 잃어버린 직후 5초 안에 다시 뺏어오는 '전방 압박'에 목숨을 겁니다. 외데고르를 필두로 한 공격진이 미친 듯이 뛰며 상대 수비가 뻥 차게 만들고, 뒤에 있는 라이스, 살리바 같은 피지컬 괴물들이 떨어진 공을 다시 주워 옵니다.
  • 핵심 패턴 : 공격 시에는 2-3-5 형태로 변신합니다. 사카와 마르티넬리가 양쪽 끝으로 넓게 벌리고, 하베르츠나 트로사르가 끊임없이 빈 공간으로 침투하며 상대를 가둬놓고 패는 일명 '가두리 양식' 축구를 구사합니다.

3.안토니오 콘테 (나폴리) : 스리백(3-Back)의 미학과 기계적인 '패턴 플레이'

나폴리 지휘봉을 잡은 콘테 감독은 유럽 최고의 '스리백(수비수 3명)' 장인입니다. 그의 축구는 펩이나 엔리케처럼 예쁘게 점유율을 가져가는 축구가 아닙니다. 굉장히 '기계적이고 폭발적'입니다.

  • 쉽게 풀이 : 콘테의 선수들은 경기장에서 즉흥적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윙백이 공을 잡으면 수비형 미드필더는 어디로 뛰고, 톱 공격수는 어떻게 돌아 뛴다"라는 수십 가지의 약속된 오토마티즘(기계적 패턴)이 훈련되어 있습니다.
  • 전술의 꽃, 윙백 : 스리백 양옆에 서는 윙백들의 체력을 엄청나게 갈아 넣습니다. 공격 시에는 최전방 윙어처럼 침투하고 수비 시에는 풀백으로 내려와 5백을 만듭니다. 가장 직선적이고 선 굵은 축구로 단기간에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4.루이스 엔리케 (PSG) : 무한 스위칭과 '볼 소유'의 집착

이강인 선수가 뛰고 있는 파리 생제르맹(PSG)의 엔리케 감독 전술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시절부터 이어진 '압도적인 점유율'이 바탕입니다.

  • 쉽게 풀이 : 엔리케 축구에서는 고정된 포지션이 무의미합니다. 최전방 공격수가 미드필더 자리로 내려오면(폴스 나인), 그 빈 공간을 향해 양쪽 윙어(뎀벨레, 바르콜라)나 미드필더(이강인, 자이르에머리)가 번갈아 가며 침투합니다. 무한 스위칭(자리 바꾸기)입니다.
  • 이강인의 활용법 : 이강인처럼 공을 빼앗기지 않고(볼 키핑), 정확한 패스를 뿌려줄 수 있는 테크니션이 전술의 핵심 윤활유 역할을 합니다. 공을 절대 상대에게 내주지 않고 계속 돌리면서 상대 수비의 틈이 벌어지길 기다리는 지독한 소유욕의 축구입니다.

5.보너스 레버쿠젠 시절 사비 알론소 : 공격하는 수비수들

현재 유럽에서 가장 핫한 젊은 명장 사비 알론소는 콘테의 스리백과 펩의 점유율을 섞어놓은 듯한 전술을 씁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양쪽 윙백(프림퐁, 그리말도)이 사실상 최전방 공격수처럼 골을 쏟아냈었습니다. 중앙 미드필더(비르츠)의 창의성을 극대화하며 빠르고 유려한 공격 전개를 보여줬습니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레알 마드리드에 부임했지만 선수단 장악 실패로 경질됩니다. 앞 선 감독들은 선수단 장악력도 뛰어나다고 평가됩니다.

미래 축구 전술 트렌드 예측 : "11명의 미드필더 시대가 온다"

위 명장들의 전술을 종합해 보면 앞으로 축구 전술이 어떻게 변할지 보입니다. 바로 '멀티 포지셔닝(포지션 파괴)'입니다.

과거처럼 "수비수는 수비만, 공격수는 골만" 넣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맨시티의 센터백 그바르디올이 윙어처럼 드리블 돌파를 하고, 아스날의 최전방 하베르츠가 미드필더처럼 수비를 돕습니다. 골키퍼조차 11번째 필드 플레이어로서 패스를 돌려야 합니다. 어느 위치에서든 공을 유려하게 다루고 전술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육각형 선수(마치 전원이 미드필더 같은 선수단)를 구축하는 팀만이 미래의 챔피언스리그 빅이어를 들어 올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