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 경제 지표는 역설적인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하며 불안감을 키우는 와중에, 코스피 지수는 사상 최초로 3500선을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가 상승을 마냥 긍정적으로 보지 않습니다. 여기에 1300조 원을 넘어 내년 1500조 원이 예상되는 국가 부채 증가세까지 더해지면서, 현재 한국 경제가 직면한 충격의 본질을 두고 깊은 분석이 필요해졌습니다.


환율 1400원의 달러 인덱스 역설

환율 1400원 돌파는 과거에도 있었지만, 현재 상황이 더 심각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이는 달러 인덱스를 비교해 보면 명확히 알 수 있습니다.

  • 과거 1400원, 달러 인덱스 : 110 내외
  • 현재 1400원, 달러 인덱스 : 95~100 내외

현재의 상황을 간략하게 요약하면 원화의 상대적 약세(Relative Weakness)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달러 인덱스는 유로, 엔, 파운드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 가치를 나타냅니다. 과거 환율이 1400원을 넘겼을 때는 110에 근접하여 달러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강력했던 시기였습니다. 원화뿐만 아니라 다른 통화들도 달러에 대해 약세였습니다.

하지만 현재 95~100 수준임에도 원화가 1400원을 기록했다는 것은, 달러 대비 원화의 하락 폭이 유로화나 엔화 등 다른 주요 통화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원화 가치 하락의 원인이 단순히 미국 연준(Fed)의 통화 정책이나 글로벌 달러 강세 때문이 아니라, 한국 경제 자체의 구조적 문제 무역수지, 외국인자본유출 등에 기인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이런 것들을 반영했을 때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환율을 과거 1400원, 현재 1580원 정도로 평가됩니다. 과거는 나타나는 값 그대로 였지만 현재는 실제 반영되는 값이 차이가 있습니다.

원화 약세는 수입 물가 상승으로 이어져 국내 소비자 물가 지수(CPI)를 더욱 끌어올립니다. 기업의 원자재 및 부품 수입 비용 증가 -> 생산 단가 상승 -> 최종 소비자 가격 전가로 이어지는 인플레이션의 압력이 강해집니다. 이로 인해 한국은행은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환율 방어를 위해 금리 인상 압박을 받게 되어, 국내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집니다.


주가 상승의 역설, 코스피 3500의 유동성 착시

코스피 상황
구글 그래프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인 3500선을 돌파한 것은 언뜻 보면 긍정적이지만, 그 배경에는 위험한 요소가 숨어 있습니다. 실질 가치와 명목 가치의 괴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주가가 명목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주요 원인은 두 가지입니다. 큰 요인은 원화 가치 하락에 있습니다. 주식 시장 시가총액은 원화로 측정됩니다. 원화 가치가 10% 하락하면, 기업의 실제 성장 없이도 주가는 10% 상승해야 명목 가치가 유지됩니다. 코스피 상승분의 상당 부분은 원화 가치 하락을 반영한 인플레이션 주가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팬데믹 이후 시중에 풀린 막대한 자금(유동성)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고 주식 시장으로 흘러들어 가면서 일시적인 유동성 랠리를 만든 것입니다. 주가가 오르는 것처럼 보여도,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 이 주식을 달러로 환산해 보면 실질적인 수익률은 낮을 수 있습니다.

환율 불안이 해소되고 원화 가치가 급격히 안정화되거나 (혹은 급락을 멈추거나), 시중 유동성이 긴축되면, 주가는 인플레이션의 거품이 빠지며 큰 폭의 조정에 직면할 위험이 높습니다. 이는 곧 한국 기업의 펀더멘털 개선보다는 화폐 가치의 희석 효과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기타

국가 부채가 10년 만에 3배로 늘어났고, 특히 최근 3~4년 사이 증가 속도가 폭발적이라는 것이 문제입니다. 이는 일회성 위기 대응이 아닌, 구조적인 재정 적자가 고착화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부채 규모가 커지는 것 자체보다, 현재와 같이 고금리 환경에서는 국가가 지출해야 할 이자 비용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늘어난 이자 지출은 결국 복지, R&D, 미래 성장 동력 발굴 등 꼭 필요한 생산적 지출을 축소시켜 미래 세대의 부담으로 전가됩니다. 이는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을 갉아먹는 행위입니다.

한국은 지정학적으로 미-중 패권 경쟁의 핵심에 놓여 있으며, 북한 리스크 또한 상존합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외국인 투자 자본 유출의 주요 원인이 됩니다. 위기 상황에서 안전 자산 선호 심리가 발동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아시아의 고위험 국가인 한국에서 자금을 빼내 미국 달러 자산으로 이동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러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Geopolitical Risk Premium)이 원화 환율에 반영되며 원화 가치를 지속적으로 끌어내리는 요인이 됩니다.

종합적으로 해석해서 볼 때, 전문가들이 내년에 한국 경기 침체가 올 것이라고 예측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환율 상승으로 인한 수입 물가 인상과 고금리 정책 유지 -> 가계 실질 소득 감소 및 이자 부담 증가 -> 소비 심리 및 구매력 위축이 될 수 있습니다. 원화 약세가 단기적으로 수출 기업의 채산성을 개선할 수는 있지만, 글로벌 경기 둔화와 교역량 감소라는 더 큰 벽에 부딪히게 되면서 환율 효과가 희석될 것입니다.

급증하는 국가 부채로 인해 내년에는 정부가 경기 침체를 막기 위해 대규모 재정 투입을 하기가 어려워지므로, 경제 하방 압력에 대한 정책적 대응 능력이 약화됩니다. 코스피 3500은 풀린 돈과 얇아진 원화가 만들어낸 일시적인 장밋빛 효과일 수 있으며, 그 기저에는 상대적 환율 충격과 미래를 담보 잡힌 국가 부채라는 위험 요인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내년부터는 이러한 구조적 위험이 실물 경제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며 경기 침체가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인과 기업 모두 당분간 '고환율-고금리-고물가'의 3고(高) 복합 위기 상황이 지속될 것에 대비해야 합니다. 정부는 긴축 기조를 강화하고 구조적인 재정 건전화에 힘써야 합니다. 기업은 환율 효과에 안주하지 않고, 원가 경쟁력과 기술 혁신을 통해 실질적인 수출 경쟁력을 확보해야 합니다. 가계는 늘어나는 이자 부담에 대비해 부채 구조를 점검하고 유동성 자산을 확보하는 보수적인 재무 관리가 필요합니다.


부자들의 음모, 로버트 기요사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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