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찜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음식이다. 돼지고기를 넣어 오래 끓이는 방식도 맛있지만, 집에 김치와 생선 통조림만 있어도 꽤 만족도 높은 김치찜을 만들 수 있다.
꽁치 통조림이나 고등어 통조림을 활용하면 생선을 손질할 필요가 없고, 이미 어느 정도 간이 되어 있기 때문에 요리 과정도 상당히 간단하다. 여기에 김치 자체의 양념과 국물까지 더해지면 기본적인 맛은 어느 정도 완성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간단하면서 실패 확률이 낮은 조합은 김치 + 생선 통조림 + 물 + 약간의 간장과 맛술 + 후추 정도다. 재료가 많지 않아도 충분히 맛있는 한 끼가 나온다.
가장 기본적인 꽁치 김치찜
2인분 정도를 만든다고 생각하면 김치 약 300~400g과 꽁치 통조림 1캔 정도를 준비하면 된다. 김치는 너무 잘게 썰기보다는 먹기 좋은 크기로 큼직하게 썰어주는 것이 좋다.
냄비 바닥에 김치를 먼저 깔고 꽁치 통조림을 국물과 함께 넣는다. 여기에 물을 약 200~300ml 정도 넣어준다. 처음부터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김치찜이 아니라 생선찌개처럼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금 적게 넣고 끓이면서 조절하는 편이 좋다.
간은 일단 최소한으로 시작한다. 김치와 통조림 자체에 이미 간이 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간장 1큰술 정도, 맛술 1큰술 정도, 후추 약간을 넣으면 된다. 김치가 많이 짜거나 통조림 국물이 짠 경우에는 간장을 아예 넣지 않고 끓여본 뒤 마지막에 부족한 만큼 추가해도 된다.
뚜껑을 덮고 중불에서 끓이다가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줄인다. 이후 약 15~20분 정도 은근하게 끓여주면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센 불로 짧게 끓이는 것보다 약불에서 충분히 끓이는 것이다. 김치가 부드러워지고 생선의 맛이 국물에 어느 정도 배어들면서 훨씬 자연스러운 맛이 난다.
중간중간 국물을 한두 번 떠서 김치 위에 끼얹어주면 좋다. 생선을 너무 자주 뒤집으면 살이 부서질 수 있으니 냄비 자체를 살짝 흔들어주는 정도가 가장 편하다.
마지막에 국물을 맛보고 싱거우면 간장을 조금 추가하고, 너무 짜면 물을 조금 넣어 조절하면 된다. 후추를 마지막에 살짝 더 넣어주면 생선 특유의 냄새도 줄어든다.
고등어 통조림으로 만들면 조금 더 진한 맛
같은 방법으로 고등어 통조림을 사용해도 된다.
고등어는 꽁치보다 살이 두툼하고 맛이 진한 편이라 김치와 함께 끓였을 때 국물 맛도 조금 더 묵직하게 나온다. 밥과 함께 먹는 것을 생각하면 고등어 김치찜도 상당히 좋은 선택이다.
조리법은 거의 동일하다.
김치 300~400g에 고등어 통조림 1캔, 물 200~300ml를 넣고 간장과 맛술을 각각 1큰술 정도 넣은 다음 후추를 뿌려 끓이면 된다.
다만 고등어 통조림은 제품에 따라 간이 상당히 강한 경우가 있으므로 간장은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 것이 좋다.
김치와 통조림만으로도 이미 기본 간이 되어 있다는 점을 기억하면 실패할 확률이 크게 줄어든다.
김치가 없을 때는 배추로도 가능하다
재미있는 것은 김치가 없어도 비슷한 방식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치 대신 일반 배추를 사용하면 된다. 물론 김치 특유의 새콤하고 깊은 맛은 없어지지만, 생선 통조림과 배추를 푹 익힌 뒤 간을 맞추면 의외로 깔끔하고 담백한 음식이 된다.
배추는 적당한 크기로 썰어 냄비 바닥에 깔고 생선 통조림을 올린다. 물을 넉넉하게 넣고 간장, 맛술, 후추를 넣은 다음 뚜껑을 덮고 푹 익혀준다.
배추에서 물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처음부터 물을 너무 많이 넣을 필요는 없다. 배추가 숨이 죽으면서 자연스럽게 수분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치가 없기 때문에 이 경우에는 김치찜보다는 생선 배추찜이나 배추 생선조림에 가까운 음식이 된다. 대신 맛이 상당히 깔끔하다.
간은 김치찜보다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주면 된다. 간장을 조금씩 추가하면서 맞추고, 부족한 감칠맛이 있다면 소금이나 액젓을 아주 조금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맛을 더 좋게 만드는 몇 가지 요령
이 요리는 재료가 단순하기 때문에 몇 가지 작은 차이가 맛에 꽤 큰 영향을 준다.
첫 번째는 통조림 국물을 버리지 않는 것이다. 통조림 국물에도 생선의 맛과 간이 들어 있기 때문에 김치와 함께 끓이면 국물 맛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제품에 따라 염도가 높을 수 있으므로 간은 반드시 마지막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물을 처음부터 많이 넣지 않는 것이다. 김치에서도 수분이 나오고 배추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더 많은 물이 나온다. 처음에는 부족해 보이는 정도로 넣고 끓이면서 조절하는 편이 실패가 적다.
세 번째는 간장은 한 번에 많이 넣지 않는 것이다. 김치와 생선 통조림 자체가 이미 짜기 때문에 처음부터 간장을 많이 넣으면 나중에 되돌리기 어렵다. 조금 넣고 끓인 뒤 마지막에 추가하는 것이 안전하다.
네 번째는 맛술과 후추를 활용하는 것이다. 생선 통조림은 손질된 생선보다 조리하기 편하지만 특유의 향이 남을 수 있다. 맛술을 조금 넣고 후추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잡내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충분히 끓이는 것이다. 김치가 살짝 익은 정도에서 바로 먹는 것보다 김치가 부드러워질 때까지 은근하게 끓이는 것이 훨씬 맛있다. 시간이 있다면 20분 이상 끓여도 좋다.
조금 더 맛있게 만들고 싶다면
기본 레시피만으로도 충분하지만 냉장고에 재료가 있다면 양파, 대파, 다진 마늘 정도를 추가할 수 있다.
양파는 단맛을 더해주고, 대파는 향을 더해준다. 다진 마늘은 생선과 김치의 맛을 연결해주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조금 넣으면 색과 매운맛을 더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음식의 장점은 굳이 많은 재료를 넣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김치가 맛있고 생선 통조림의 간이 적당하다면 김치와 꽁치 또는 고등어만 넣고 끓여도 기본적인 맛은 충분히 나온다. 여기에 물을 넣고 간장과 맛술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후추로 마무리하면 된다.
결국 핵심은 재료를 많이 넣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간을 과하게 하지 않고, 국물의 양을 조절하면서 충분히 끓이는 것이다.
가장 간단한 공식
정말 귀찮은 날에는 다음 정도만 기억해도 된다.
김치 + 꽁치 또는 고등어 통조림 + 물 + 간장 + 맛술 + 후추.
냄비에 김치를 깔고 통조림을 넣은 다음 물을 붓고 간장과 맛술을 조금 넣는다. 끓기 시작하면 불을 줄이고 김치가 충분히 부드러워질 때까지 끓인다. 마지막에 국물을 맛보고 간장이나 물로 간을 조절하면 끝이다.
김치가 없다면 김치 대신 배추를 넣고 조금 더 간을 해주면 된다.
생각보다 정말 단순하지만 밥과 함께 먹으면 만족도가 꽤 높은 음식이다. 특히 혼자 밥을 먹거나 집에 마땅한 재료가 없을 때 통조림 하나와 김치만으로 한 냄비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거창한 재료나 복잡한 조리법 없이도 맛있는 한 끼를 만들고 싶다면, 꽁치·고등어 통조림을 이용한 김치찜은 꽤 좋은 선택이다.